독서국가 선포식과 코딩교육, 의외로 밀접한 이유 (feat. 노벨 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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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국가 선포식과 코딩교육,
의외로 밀접한 이유
feat. 노벨 엔지니어링
안녕하세요, 태지쌤입니다.
지난번 독서국가 선포식 관련 글을 올린 뒤로, “독서랑 코딩이 무슨 상관이냐”는 질문을 꽤 많이 받았습니다.
언뜻 보면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코딩·로봇 교육 현장에서 오래 아이들을 만나온 입장에서 보면 독서와 코딩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교육 활동입니다.
오늘은 그 접점에 있는 ‘노벨 엔지니어링(Novel Engineering)’이라는 교수법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 노벨 엔지니어링이란
노벨 엔지니어링은 미국 터프스 대학교(Tufts University) 부설 CEEO(Center for Engineering Education and Outreach)에서 개발한 융합교육법입니다.

Novel = 동화책, 소설, 시 등 문학 작품
Engineering = 의미 있는 무언가를 설계하고 만드는 과정
즉, 문학 작품을 읽고 그 안에서 등장인물이 겪는 문제 상황을 찾아낸 뒤, 공학적 방법으로 해결책을 설계하고 실제로 만들어보는 수업 모델입니다.
조금 더 쉽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 문제를 코딩이나 만들기로 직접 해결해본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주교대 홍기천 교수의 사례 연구를 계기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후 여러 교육 연구에서 독서 교육과 컴퓨팅 사고력을 연결하는 모델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 이솝우화 + 코딩, 직접 만들어본 경험
말로만 들으면 조금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경험했던 사례를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코딩앤플레이와 함께 CPE 교재를 만들면서 이솝우화를 코딩교육에 접목한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토끼와 거북이』 같은 이야기를 아이들과 함께 읽고, 바로 코딩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 “토끼는 왜 경주에서 졌을까?”
💬 “거북이는 어떤 전략으로 이겼을까?”
아이들은 이런 질문을 통해 이야기 내용을 다시 생각하고, 이야기 속 문제 상황을 스스로 정의하게 됩니다.
그 다음에야 그 상황을 로봇이나 블록코딩으로 재현하거나, 자신이 생각한 해결 방법을 직접 구현하도록 수업을 설계했습니다.
그냥 미션 카드를 주고 코딩만 시켰을 때보다, 이야기 속 인물의 입장에서 문제를 먼저 고민하게 했을 때 아이들의 몰입도와 참여도가 확실히 높았습니다.
🤖 왜 지금 ‘문제를 찾는 힘’이 중요한가
여기서 한 가지 짚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능력 자체의 비중은 앞으로 계속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생성형 AI가 상당한 수준의 코드를 대신 작성해주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여전히 중요한 능력이 있습니다.
문제 정의가 잘못되면 아무리 좋은 코드도 엉뚱한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AI에게 좋은 답을 얻기 위해서도 결국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설명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찾아내는 훈련’을 가장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가 바로 독서입니다.
노벨 엔지니어링이 보여주는 것처럼, 이야기 속에서 인물이 처한 상황과 갈등을 읽어내는 과정 자체가 이미 하나의 문제 인식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독서국가 선포식에서 5~9세를 ‘독서 골든타임’으로 명명하고, 독서 유치원과 독서 중점 초등학교 등을 이야기한 것도 결국 어릴 때부터 텍스트를 깊이 읽고 상황을 파악하는 힘을 길러주자는 취지와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결국 코딩교육 역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명령어를 외우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관찰하고 → 문제를 정의하고 → 해결 방법을 설계하고 → 결과를 개선하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정리하며
독서국가 정책과 코딩교육은 서로 전혀 다른 방향에서 출발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두 교육은 결국 ‘AI 시대에 인간이 갖춰야 할 문제 인식 능력’ 이라는 같은 목적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책을 잘 읽는 힘과 무언가를 잘 만드는 힘은 서로 떨어져 있는 능력이 아닙니다. 이야기를 이해하고 문제를 발견하는 경험이, 결국 더 나은 해결책을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노벨 엔지니어링과 관련된 교재나 실제 수업 사례, 그리고 독서와 코딩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아이디어가 나오면 계속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