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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 LEGAL ISSUE
실거주한다고 세입자를 내보냈는데
다시 전세를 놓았다면?
집주인이 실제로 1년 넘게 거주했어도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2026년 9월 대법원이 확정한 판결을 살펴봅니다.
집주인이 직접 살겠다고 하면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집을 비워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세입자가 들어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번에 소개할 사건은 단순히 집주인이 실거주를 핑계로 세입자를 내보낸 사례와는 다릅니다. 집주인이 실제로 아파트에 거주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법원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전세를 주고 있는 집주인이라면 물론이고, 실거주 통보를 받고 이사를 고민하는 세입자도 알아둘 만한 판결입니다.

CONTENTS | 오늘의 핵심 내용
01. 사건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02. 집주인이 전세를 다시 놓은 이유
03. 1심부터 대법원까지 달라진 판단
04. 정당한 사유의 판단 기준
05. 손해배상액 계산 방법
06. 집주인과 세입자가 알아둘 점
07. 자주 묻는 질문
01.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한 계약갱신
사건의 시작은 2020년입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를 전세보증금 6억 6천만 원에 임차한 세입자가 있었습니다. 계약기간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9월까지였습니다.
계약 종료가 다가오자 세입자는 2022년 5월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집주인은 본인이 해당 아파트에 거주할 계획이라며 갱신을 거절했습니다.
여기서 알아둘 법률 상식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에 따라 임대인 또는 그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기존 세입자는 결국 2022년 9월 아파트에서 퇴거했습니다. 당시 해외에 있던 집주인은 같은 해 9월 전입신고를 마친 후 2023년 2월 귀국해 실제로 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사건 진행 타임라인
2020년 9월
기존 세입자 입주 · 전세보증금 6억 6천만 원
2022년 5월
계약갱신 요청 · 집주인 실거주 사유로 거절
2022년 9월
기존 세입자 퇴거
2023년 2월
집주인 귀국 후 실제 거주
2024년 2월
새로운 세입자와 전세보증금 8억 2천만 원 계약
2024년 4월
제3자에게 아파트 인도 · 법적 분쟁 발생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다면 원칙적으로 2024년 9월까지 거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집주인은 그보다 약 5개월 앞서 다른 세입자에게 아파트를 넘긴 셈입니다.
실제로 살았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을 면할 수 있는지가 이번 소송의 중요한 쟁점이 됐습니다.
02. 집주인도 사정이 있었다? 보증금 반환 위기
여기까지만 보면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올려 받으려고 세입자를 내보낸 것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에게는 별도의 경제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부부가 공동으로 보유하던 다른 다가구주택에서 여러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집주인은 전세사기 우려가 확산되던 시기에 다가구주택의 임차인 6명이 동시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약 5억 1천만 원의 자금 부족이 발생했습니다. 집주인은 소득과 대출 여건이 좋지 않았고 부동산 매각 시 세금 부담도 상당하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결국 실거주하던 아파트를 전세보증금 8억 2천만 원에 다시 임대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돌려줘야 할 전세보증금이 수억 원인데 대출도 어렵다면 상당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전세보증금은 새로운 임차인의 돈으로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주는 구조가 흔하기 때문에, 전세시장이 갑자기 위축되면 자금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적 판단에서는 다른 문제가 중요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는 사실과 법적으로 재임대가 불가피했다는 사실은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03. 1심과 2심 판단이 달랐던 이유
흥미로운 점은 1심과 2심의 결론이 정반대였다는 사실입니다. 동일한 사건이었지만 임대인의 경제적 사정을 어느 정도까지 고려해야 하는지를 놓고 판단이 달라졌습니다.
이 사건이 중요한 이유는 손해배상 금액 자체보다는 대법원이 '정당한 사유'를 판단하는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했다는 데 있습니다.
04. 재임대가 허용되는 '정당한 사유'의 기준
대법원은 2026다203203 판결에서 실거주 갱신거절 후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면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요소를 제시했습니다.
핵심 판단 기준 2가지
계약갱신을 거절하던 당시에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재임대가 편리하거나 경제적으로 유리한 정도를 넘어 그 선택이 불가피했음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정당한 사유의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두 조건은 별개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경제적 위기가 실제로 발생했더라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해당 아파트를 반드시 재임대해야 했는지가 다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른 부동산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문제를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해당 아파트의 재임대가 불가피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실거주 후 이사를 해야 할 사정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재임대가 자동으로 위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사정과 증거를 종합해 판단해야 합니다.

05. 실거주 갱신거절 손해배상액은 어떻게 계산할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별도의 합의가 없다면 아래 세 금액 중 가장 큰 금액을 배상 기준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 구분 |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 |
|---|---|
| 기준 1 |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3개월분 |
| 기준 2 | 새 임대차와 기존 임대차의 환산월차임 차액 × 24개월 |
| 기준 3 | 갱신거절로 기존 세입자가 실제 입은 손해액 |
여기서 환산월차임은 전세보증금 등을 법에서 정한 전환율에 따라 월세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따라서 전세 계약이라고 해서 월세가 없으니 손해배상액도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주의할 점
이번 사건의 확정 배상액은 3,079만 원이지만, 모든 실거주 갱신거절 사건에서 동일한 금액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배상액은 계약조건과 법정 계산방법, 손해 입증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BOOK RECOMMENDATION
부동산은 가격만큼 법률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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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집주인과 세입자가 알아둬야 할 실무 포인트
집주인이라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때는 실제 입주할 의사와 계획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특히 갱신되었을 기간이 종료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는 경우 법적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실거주 관련 의사표시와 계약 관련 자료를 보관합니다.
- 사정 변경이 발생했다면 발생 시점과 원인을 기록합니다.
- 제3자에게 임대하기 전에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 단순한 자금 부족이 법적 면책 사유가 된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세입자라면
실거주 통보를 받고 퇴거했다면 문자메시지, 계약갱신 요청 내용, 집주인의 갱신거절 통보 등 당시 자료를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퇴거 후 해당 주택이 제3자에게 임대되었다는 사정을 알게 됐다면 실제 임대 시점과 계약조건 등을 확인해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자료는 적법한 방법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07. 실거주 갱신거절 손해배상 FAQ
Q. 실거주 갱신거절 후 최소 몇 개월 살아야 하나요?
법률은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일률적인 최소 거주 개월 수를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갱신되었을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거주한 기간만으로 책임 유무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Q. 실제로 1년 넘게 살았는데도 배상해야 하나요?
그럴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집주인은 실제 거주했지만,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한 데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손해배상 책임이 확정됐습니다.
Q. 전세보증금 반환 때문에 재임대하면 정당한 사유인가요?
자금 사정만으로 자동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갱신거절 당시 예측하기 어려웠던 사정인지, 제3자 임대가 불가피했는지 등을 살펴야 합니다.
Q. 집주인이 아파트를 비워두기만 해도 손해배상을 해야 하나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 공실이라는 사실만으로 해당 조항의 손해배상 책임이 곧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갱신거절 과정의 진정성 등 다른 법적 쟁점은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Q. 정당한 사유는 누가 입증하나요?
대법원 2026다203203 판결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이 임대인에게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08. 이번 판결이 전세시장에 던지는 질문
개인적으로 이번 사건에서 가장 눈여겨본 것은 법률과 현실 사이의 간극입니다.
전세보증금은 집주인이 언젠가 반드시 돌려줘야 하는 돈입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 상황이 나빠져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거나 대출이 막힌다면 현금 흐름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충분히 어려운 사정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반면 기존 세입자에게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이사해야 했던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집주인의 어려움을 무조건 면책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러한 판단은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임대인에게는 실거주 계획과 자금 운영에 관한 더욱 신중한 판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FINAL TAKEAWAY
실제로 거주했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시 임대해야 했던 이유입니다.
예측하기 어려웠던 사정과 재임대의 불가피성을 설명할 수 없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판결 및 법률 참고자료
- 대법원 주요판결 · 2026다203203 (2026.09.10.)
- 국가법령정보센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 법조신문 · 실거주 후 재임대 손해배상 판결 보도 (2026.10.13.)
※ 이 글은 2026년 10월 15일 기준 대법원 공개 판결자료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참고해 작성한 일반적인 법률·부동산 정보입니다. 개별 사건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법률상 판단이 필요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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